버전 2.10.23(만 34개월 + 23일) 김누리의 기저귀 떼기
Photo 2012/01/26 10:55 |우선 밀린 사진 일기부터 쓰고...
1월 13일
여전히 볕이 귀하기 때문에 이런 날은 비타민 D섭취를 위해서라도 외출해야 한다.
(일전에 L+요원이 전하길, 모짜르트가 비타민 D부족으로 면역력이 떨어져 죽었을 것이다라는 논문이 발표됐다고 했다.
방탕하고 식습관도 형편없는 데다 밤낮이 바뀌어 햇빛 구경 한 번 못하기를 여러 달 하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
특히나 모짜르트가 살았던 동네가 일조량이 유독 부족한 동네였다고 하니, 짐작하건데 그의 몸이 얼마나 약해졌겠나.
여기 와서, 특히 겨울에는 충분히 일리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
자선 가게에서 오토 바이크 하나 찾아내곤 "누리 이거 할거야!"라며 말릴 새도 없이 계산대 위에 올려 놓았다.
무서운 놈...-_-;;;
약간만 경사져도 장난감 내려 놓고 굴러가길 기다린다.
이러느라 20분이면 집에 갈 길을 한 시간이나 걸려 가야 했다.
(그리고 이날, 요크에 온 이래 두 번째로 잘생긴 남자를 봤다!
우어! 기럭지하며, 얼굴하며, 패션 센스까지!!! 거짓말 안하고 2초 이상 굳어 있었다!
-------아, 물론 이런 얘기 써도 된다. 이곳은 나보다 L+요원에게 천국인 상황이 훨씬 많으니까. 쳇...-_-)
햇살이 좋은 날이면 일부러 더 많은 햇살을 담아 사진을 찍는다.
보기만 해도 광합성 되는 기분이랄까~
저 유모차 손잡이를 잡지 못해 울분을 토하며 유모차를 때리던 녀석이 이제는 손잡이 잡고도 키가 남는구나.
유모차 주머니에 장난감을 넣었다 뺐다, 주섬주섬...뭐가 그리 바쁘신 지...
점프!
점프!!!
캬아! 기분 좋아요!
나보고 도망가란다, 지가 잡을거라고. 그래서 난 카메라 셔터를 미친듯이 누르며 달리기 일쑤다.
1월 14일
"누리가 스페이스(우주)를 그렸어!"
장하다, 내 아들! 그래, 바이블과도 같은 영화 맨인블랙에서도 그랬지. 우주가 반드시 클 필요가 있냐고~!
식사하면서 다큐멘터리를 자주 보다 보니, 누리는 같이 봤던 장면을 떠올리며 그려 달라곤 한다.
예를 들어, 한창 안데스와 남미 관련 영상을 봤을 때 "엄마가 추운 데 사는 친구하고 야마(영어식으로는 라마) 그려주까~"라고 청하는 거다.
그럼 난 안데스와 인디오와 야마를 그려가며 누리에게 이야기를 해준다.
만화(월E, 카툰, 픽사 숏 필름 등)를 통해 우주, 로켓, 에일리언, UFO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부터
스스로 에일리언과 UFO를 그리곤 하는데,
가끔 나보고 "엄마가 스페이스를 그려주까~"라며 청한다.
처음엔 지구와 달, 로켓과 별, 요상한 에일리언을 그리는 게 전부였다가
별자리와 천체(항성, 행성, 위성, 혜성,성운, 성단...)로 넘어간 후, 이야기를 덧붙이고 덧붙여서 이제는 빅뱅 이론까지 왔다. -0-;;;;
"옛날에 옛날에 아~무것도 없었는데, 어디선가 작은 점 하나가 생긴거야.
근데 그 점 안에 에너지가 어마어마하게 많이 있었대. 로보카 폴리에서 에너지 봤지? 붕카 맘마도 되고 불도 키고 컴퓨터도 키는 그 에너지 말이야.
에너지가 너무 많아서 뻥! 하고 터진거야! 그렇게 우주가 태어난 거야. 그래가지고...주절주절~~"
내가 뭘 많이 아는 것도 아니고 누리가 이해한다고 믿는 것도 아니다.
늘 그랬던 것처럼 그냥 난 주절주절 하는 거고, 누리는 못알아들어도 엄마가 놀아주니까 좋은 거다. 크크크...
문제는 이놈이 자꾸 그려달라하니 귀찮...;;;
자선 가게에서 메모리 카드 게임(뒤집힌 여러 장의 카드 중에서 같은 그림의 카드를 찾는 게임)을 샀다.
아빠 아이폰으로 자주 즐기던 게임이라 누리에겐 식은 죽 먹기~
다 맞춘 카드를 가지런히 놓고 사진찍어 달란다. (숫자 4로 보이는 건 그냥 우연~)
1월 16일
누리가 좋아하는 이 책, L+요원도 좋아하는 이 책을 나는 몹시 싫어한다.
책 내용이 이렇다.
수도 파이프가 터지면? 빨리빨리 배관공 아저씨를 불러요~
아프면? 빨리빨리 의사를 불러요~
높은 데서 떨어지면? 빨리빨리 앰뷸런스를 불러요~
붕카가 고장나면? 정비소 아저씨를 불러요~
마지막 페이지는 이렇다.
비 오는 날 아빠가 출근해야 하는데 붕카 열쇠를 못찾겠고
우는 막내 동생을 어찌 못해 난감한 아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설겆이가 한가득, 쓰레기통엔 쓰레기가 한가득
개와 고양이가 밥 달라고 난리고~ 이럴 땐 누구를 부를까?
엄마.-_-
1월 17일
변신! 다스베이더? 아니죠~
다스 시디어스죠~!
제다이 아빠에 의해 체포되어 천정(응?)에 바쳐지는(...) 다스 시디어스~
1월 18일
놀란 척 연기하는 게 전부인 아역 배우 김누리. -_-b
1월 19일
하지만 꿈은 건축가...일지도 모르는 김누리.
탑을 쌓는 세심한 손길~ 그 아래는 무너질까 바들바들 떨고 있는 맥퀸과 메이터.
성공! 안도의 한숨을 쉬는 맥퀸과 메이터. 크크크;;;
잠깐 햇빛이 보이길래 누리랑 산책에 나섰다.
날 좋다고 나왔던 꽃이 예상대로 급추위에 시들시들 하다.
그래도 벚꽃도 피었다.
뭔가 수북해진 잔디밭~
풀 주인은 바로 이 노란 꽃. 버터컵은 아니고, 이름을 모르겠네.
여러 달 진행되었던 대강당 청소와 페인트 칠이 끝났다. 뽀얀 게 이쁘네~
그리고 지금, 김누리는 기저귀 떼는 연습을 하고 있다.
지난 금요일(20일)부터 시작했으니 오늘(25일)이 6일째 되는 날이다.
시작하기 전, 먼저 속옷을 샀다.
무조건 이쁜 거 사야 한다고 우겼다가
"그래봤자 한동안 응가 쌀거고 연습 끝나면 새로 깨끗한 거 사줄거다, 당장은 막 쓸 것으로 싼 거 많이 사자."고 L+요원이 핀잔을 주어
눈물이 그렁그렁 했다. (무조선 이뻐야 해! T_T 흥!)
새 속옷을 한 번씩 빨고, 카펫 바닥 위에 한국에서 가져 온 놀이방 매트를 깔았다.
모자란 공간은 장난감으로 가리고...
기저귀 벗고 속옷을 입히는 것은 쉬웠다.
인크레더블 아저씨처럼 수퍼 히어로 빤쮸라고 우겼더니 기분좋게 입어 주었다.
하지만 포티(아기 변기)에 앉히기는 정말 힘들었다.
처음 이틀은 실랑이가 줄기차게 이어졌고 과자, 젤리, 과일 공물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애원하고 화를 내고 꼬셔가며 이틀 내내 한두 시간에 한 번씩 포티에 앉혔지만 전후로 쉬-를 할뿐, 단 한 번도 포티에 한 적이 없었다.
어째 나는 이리도 타이밍을 못맞출까...T_T
그래도 쉬-를 하면 옷이 젖어 느낌이 달라지니 이상하긴 했나 보다.
한두 번을 빼곤 꼬박꼬박 "엄마, 누리 쉬- 했어요~"라고 보고 하더라.
3일째에 L+요원이 런던으로 내려 갔다. 아흑...나쁜 사람 같으니! T_T
혼자 누리랑 실랑이를 하다가 누리도 머리 끝까지 화가 났는 지 나를 보며 손을 번쩍 들고는...잠시 망설이다가...자신의 머리 말고 다리를 탁! 때렸다.
표정은 아~주 화가 났다는 듯 입을 꼭 다물고 눈을 똥그랗게 뜨고 나를 노려봤다.
그리고 또 자기 다리를 탁!
웃으면 안되는데 자꾸 웃음이 나서;; 크크크;;
고개 돌리고 몰래 좀 웃다가 다시 누리를 보고 억지 눈물로 호소했다.
"아빠도 없는데 누리가 엄마를 도와 주어야지. 엄마 너무 힘들어."
헉...그랬더니 나를 가만히 보고 있는다.
말없이 딴짓하며 생각하는가 싶더니 포티에 앉겠단다.
이후로는 훨씬 수그러들었다.
물론 여러 번 실수를 했지만 대부분 큰 반항 없이 포티에 앉았고 가끔은 쉬-도 했다.
포티에 앉은 다음 엄마보고 안아달라고 한다.
부드럽게 안아주며 토닥토닥 해주면 잠시 그대로 있다가 "엄마가 넘버 원~해."라고 청한다.
그럼 난 숫자를 세며 토닥토닥...10까지 셀 즈음 쉬-를 한다.
그러면 폭풍과도 같은 칭찬을 해준다.
4일째 되던 날, 기저귀 떼기에 전폭적인 조언을 해준 E가족이 와서 재미나게 놀았다.
노느라 내가 잠시 타이밍을 놓쳤던 세 번을 빼고는 전부 포티에서 쉬-를 했다.
물론 여전히 먼저 쉬-하겠다고 말하는 단계는 아니었다.
5일째, 런던에서 돌아오는 아빠 마중나가겠다고 하여 기차역에 갔다가 내가 또 타이밍을 놓쳐 한 번 바지에 쉬-를 했다.
집에 와서 응가도 한 번 그냥 하고...하지만 나머지는 모두 포티!!!
심지어 저녁에 갑자기 "엄마, 누리 쉬가 나올 것 같아요. 포티 앉혀주세요!"라고 하는 거다!!!
먼저 의사를 밝힌 건 처음이었다!!!!!!!!!!!!!!!!!!!
6일째 되는 오늘은 거부감 없이 100% 포티를 사용했고 모두 먼저 쉬-하겠다고 말했다!
아아~~김누리, 드디어 사람 되는 거? T_Tb
적어도 2주는 걸릴 거라 예상했는데, 일 주일만에 해냈다.
장하다!
아흑....T_T
물론 잘 때는 여전히 기저귀를 차고 있다.
누리는 물도 많이 마시고 쉬-도 자주 하는 아이라 수면 중 쉬-도 심심찮게 많다.
잘 때만이라도 스트레스 덜 받으라고 아직은 기저귀를 채워준다.
충분히 익숙해지면 스스로 뗄 것이라 믿는다.
끊임없는 조언과 응원을 보내 준 E에게 감사를 전하며~
아~ 싸랑스런 김누리, 내일도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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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안 본사이에 누리가 이렇게 컸구나ㅠ.ㅠ.. 매번 보러가야지~하고 생각은 하고 있는데 막상 학교 다니기 시작하니까 자꾸 잊어버리네요ㅜㅜ 안그래도 누리 아버님 멘티 언니랑 누리 보고싶다고 이야기 했었는데ㅜㅜ -주향
아이고, 공부하는 게 얼마나 바쁜 지 아는 걸요! 늘 관심있게 봐 주니 그것만으로도 정말 고맙지요. ^^ 한가해지고 먹고 싶은 거 있을 때 놀러 와요~ (단, 내가 만들 수 있는 걸로...>_<
저, 저 언덕길!!!!!!! 같이 서 있어야 하는데....어허~~~~
오늘도 퇴근후에 사진 돌려보길 해야겠군요.....+_+
저도 아직 함께 산책하던 때를 떠올리게 돼요. T_T 근데 되돌아보면 벌써 근 반 년전의 일이네요. 시간 진짜 빨라요, 그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