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ckermouth(코커머스).

호수 지방에서도 서쪽 가장자리에 자리잡은 작은 마을이라 특별한 목적이 없다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
하지만 이곳에서 태어난 한 남자가 19세기, 문학계의 대혁명이라 할만한 낭만파를 대표하는 시인이 된 덕에
이 마을은 꼭 한 번은 들러야 할 '특별한 목적'을 가지게 되었다.

그의 이름은 윌리엄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 이름의 한글 표기는 야후백과사전을 따름).
영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든 그냥 시를 좋아하는 사람이든, 아니면 사랑에 빠져서 닭살돋는 멘트 좀 날리는 사람이든
한 번쯤 들어봤을 시인이다.
무릇 시(詩)란(어디 시뿐이랴), 그것을 쓴 언어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좀처럼 와 닿지 않는 법.
영어에 대한 이해가 낮은 내게 그의 시는 그냥..............영어다. -_-

예를 들면 이런 식인 거다.
"Hey, Girl~"란 문장을 봤을 때 내 머릿속에는
잘 빠진 수트를 대충 걸쳐 입은 원빈(빈렐루야!)이 오픈카를 타고 지나가다가 지나가는 아가씨를 보고 "어이, 이쁜이~"라며 장난끼 가득한 인사를 건네는 장면이 그려진다.
영어에 대한 나의 저렴한 이해도가 상상할 수 있는 최대한의 낭만적 장면이다. -_-
근데 영문학 공부 좀 한다는 사람들은 이 문장을 이렇게 표현한다.
노을지는 눈부신 밀밭이 배경으로 깔리고 그 가운데에 꽃바구니를 든 어여쁘고 순수한 소녀가 한 명 서 있는데, 이를 본 신사가 이 평화롭고 아름다운 모습에 탄성을 지르며 내뱉는다.
"안녕, 소녀여~"라고.
차이가 느껴지는가?
언어에 대한 이해도에 따라 그만큼 머릿속에서 번역되는 수준이 달라진다........................뒈길...공부 좀 할 걸...T_T
여하튼, 그런 고로 그닥 와 닿지 않지만, 그래도 영국을 대표하는 시인이 태어난 곳이라는데 안가볼 수는 없잖은가.
이왕 여기까지 온 거 한 번 들러보기로 했다.

코커머스의 첫인상은 그리 좋지 않았다.
여기저기 부서지고 철창으로 막아놓은 곳도 많고...특히 대표적인 번화가의 상점들이 대부분 문을 닫았거나 공사중이다.
페인트 칠도 새로하고 길가의 블록도 새로 깔아 오래되고 정겨운 모습을 기대했던 나는 실망이 컸다.
하지만 이것은 나의 오해였다.


코커머스를 가로지르는 잔잔한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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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강이 2005년과 2009년 범람하는 바람에 코커머스는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얻었다.
워즈워스의 집은 물론이요, 동네의 대부분이 침수되고 파괴되었다.
10개의 상점 중 9개가 공사중이고 그나마 문을 연 한 개의 상점은 이제 막 공사를 마친 터였다.
무시무시하고 처절했던 당시의 모습이 사진과 영상으로 남아 워즈워스의 집 지하실에서 보여지고 있다.
그 옆엔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서 건져 온 워즈워스의 집 대문이 볼품없게 썩어 애처롭게 진열되어 있다.

아...그랬구나...그래서 새로 세워진 워즈워스의 집 대문이 눈에 띄었구나...
깨끗하게 만들어진 나무 문이 참...튄다.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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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워즈워스와 그의 동생 도로시가 태어난 이 집은 뒷편으로 강이 흐르고 제법 넓은 정원도 딸려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집이 좋다! 잘 사는 집이었다! 시인이라고 꼭 가난하란 법은 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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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내셔널 트러스트의 최호진님이 쓰신 여행기에선 이 집의 내부 촬영이 금지되어 있었으나
우리가 갔을 땐 플래쉬를 터트리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 촬영이 허락되었다. 고맙습니다! (_ _)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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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내부는 체험할 수 있는 방과 구경만 할 수 있는 방으로 구분되어 진다.
곳곳에 당시의 시대 상황과 워즈워스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소품이 놓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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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방에 속하는 부엌에서는 당시의 옷을 입은 쉐프가 이런 저런 요리를 가르쳐준다.
오늘은 오렌지에 통후추를 꽂아 와인에 넣고 끓이는 레시피를 알려주었는데, 통후추 꽂은 오렌지는 아이들에게 선물로 주었다.
소품 하나하나 정성들여 꾸며진 부엌이 몹시 탐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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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체험방에선 워즈워스처럼 깃털펜을 이용해 글을 쓸 수 있다. 깃털펜...쓰기 진짜 어렵드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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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김누리 이름 석 자는 남겼다. -_-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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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방과 구경방의 중간이랄까...응접실에선 피아노 연주가 한창이다.
옛날 방식의 피아노라서 소리도 남다르다! 바로크? 로코코? 뭐, 그런 풍의 파티가 연상되는 음악 소리가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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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벽이 허물어져 역시 부분 공사가 한창인 정원엔 그래도 여러 꽃이 정성스레 가꿔지고 있었다.
14mm의 왜곡으로 이상하게 찍혔음을 반드시 표기하라는 L+요원의 압박.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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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문을 연, 아니, 문을 열 수 있을 만큼 공사가 끝난 상점이 없다보니 점심 식사를 즐기기 위한 선택의 폭이 좁다.
다행히 영업을 시작한 펍을 발견, 기대 이상으로 후한 점심 식사를 즐겼다. 이 펍의 이름도 윌리엄 워즈워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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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카운실에 들어가 여러 정보 책자를 수거하는 동안 누리와 L+요원은 밖에서 지루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누리의 저 가방...L+요원이 기념품 가게에서 이름만 보고 질러버린 거다.
가방의 이름은 Google sheep. -_- 어딜가도 꼭 티를 내는 프로그래머...;;;
그래도 누리는 아빠가 사준 구글양(Google sheep)가방을 무척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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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커머스의 대표적인 볼거리도 노천 시장이라 했는데, 이날은 장날이 아니었는 지 광장은 조용했다.
뭘 보고 싶어도 볼 수 있는 것들이 죄다 공사중이라 안쓰러움이 가득했던 코커머스 관광은 이걸로 끝.
얼른 재건하여 다시 번창하길 바라면서 숙소로 돌아간다.



창 밖 풍경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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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

               -윌리암 워즈워드


골짜기와 산 위에 높이 떠도는
구름처럼 외로이 헤매다니다
나는 문득 떼지어 활짝 펴 있는
황금빛 수선화를 보았나니,

호숫가 줄지어 선 나무 아래서
미풍에 한들한들 춤을 추누나.


은하에서 반짝이며 깜빡거리는
별들처럼 총총히 연달아 서서
수선화는 샛강 기슭 가장자리에
끝없이 줄지어 서 있었나니!

흥겨워 춤추는 꽃송이들은
천 송인지 만 송인지 끝이 없구나!


그 옆에서 물살도 춤을 추지만
수선화의 흥보다야 나을 것이랴.
이토록 즐거운 무리에 어울릴 때
시인의 유쾌함은 더해지나니,

나는 그저 바라보고 또 바라볼 뿐
내가 정말 얻은 것을 알지 못했다.


하염없이 있거나, 시름에 잠겨
나 홀로 자리에 누워 있을 때
내 마음에 그 모습 떠오르나니,
이는 바로 고독의 축복 아니랴,

그럴 때면 내 마음은 기쁨에 넘쳐
수선화와 더불어 춤을 추노라.
                               

Daffodils

           - William wordsworth


I wonder'd lonelynas a cloud
That floats on high o'er vales and hills,
When all at once I saw a crowd,
A host, of golden daffodils;
Beside the lake, beneath the trees,
Fluttering and dancing in the breeze.

Contiuous stars that shine
And twinkle on the Milky Way,
They stretch'd in never-ending line
Along the margin of a bay:
Ten thousand saaw I at a glance,
Tossing their heads in sprightly dance.

The waves beside them danced, but they
Out-did the sparkling waves in glee:
A poet could not but be gay,
In such a jocund company:
I gazed-and gazed- but little thought
What wealth the show to me had brought:

For oft, when on my couch I lie
In vacant or in pensive mood,
They flash upon that inward eye
Which is the bliss of solitude;
And then my heart with pleasure fills,
And dances with the daffodils.






2010/09/04 03:14 2010/09/04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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